회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찍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 입니다.
-비 목-
초연히 쓸고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 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닯어
서러운 알알이 돌이되어 쌓였네
-한명희 시-
중학 3학년 때인 1949년 8월 어느날 밤, 가친 께서 공비
들에게 납치되 그 총에 쓸어 지셨다.
이듬 해인 1950년 6.25가 발발하자 20일 후인 7월 15일,
나는 중학 4학년, 19세 나이로 제1차 학도병에 자원 했다.
대구에서 훈련을 마치고 학도병 4명이 대전차 육박공격대로
편성되어 신무기 3.5” 로캣포로 무장, 3사단 육박공격대로
배속되 강구 전투에 투입 되었다가 포항으로 후퇴해 소티재
에 진을 구축, 남하 하는 인민군 전차와 격전을 벌이던 중
인민군에게 포로가 되었으나 구사일생으로 탈출.
포항 재 탈환을 시작으로 북진해 원산, 청진, 무산 쪽으로
약 100리를 더 진격 하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후퇴,
흥남에서 LST로 탈출해 구룡포로 해서 중부전선에 투입되어
현리전투, 휴전 직전 까칠봉 전투등 격전을 겪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은 하늘을 향해 깊이 감사 하지만
어쩌면 내 몫이 였을수도있을 이름 모를 비목 앞에
나는 말없이 고개 숙인다.
“전우여 미안하오, 고이 잠드소서”